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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5  13: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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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충신은 단명하고 간신은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조금 뒤집어 생각해보면 묘한 반전과 조우하게 된다.

다시 말해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는 사람은 일찍 쇠하고, 이와 반대 개념의 사익을 취하고 이기적인 아부형인 인간은 성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웃지 못 할 말들이 회자된 데에는 다 그만한 사연과 까닭이 있게 마련인 법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충신들의 직언을 좋아하는 왕이 드물었다.

성군으로 소문난 세종대왕조차도 충신의 직언을 어지간히 싫어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사에 의하면 세종22년 고약해(高若海)라는 충신과의 유명한 일화 한토막이다.

개성 고 씨에 순평이라는 이름을 쓰는 충신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고약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서 1393년 성균시에 합격한 후 예조참의, 형조참판을 거쳐 대사헌까지 지낸 사람이다.

고약해는 본시 효자로 소문날 뿐 아니라 아무리 임금 앞일지라도 할 말은 반드시 하는 사람이었다. 세종 앞에서도 “소신이” 라는 말 대신 “소인이 라는 말을 쓰는 등 당대 보기 드물게 곧은 사람이었다.

어전회의장에서도 세종 앞에서 할 말을 다하는 것으로 유명하여 이에 세종의 미움을 사서 일 년 동안 파직을 당했으나 많은 신하들이 충신이 전하는 옳은 말을 수용하지 않으면 결국 왕위가 부실해진다는 말에 일 년 뒤 복직을 시켰다.

후일 세종은 기분 나쁜 일을 당할 때 “고약해” 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으며, 현재까지 고약하다는 말이 전해져 온다. 이 같은 일들은 비단 세종뿐이 아니었다.

중국 당나라 시절 어전 조회를 마치고 나온 당 태종이 불 같이 화를 냈다. “내 저 농사꾼 영감탱이를 죽이고야 말겠소. ”황후가 누구냐고 물었다. “위징이요. 번번이 조정에서 나를 욕보인단 말이오.”황후가 말없이 물러났다가 정복으로 차려 입고 대궐 뜨락에 섰다.

황제가 놀라 까닭을 물었더니 황후는 “임금이 밝으면 신하가 곧다고 들었습니다. 위징이 이처럼 곧은 것은 폐하께서 현명하신 때문입니다. 어찌 하례 드리지 않겠습니까?” 이에 황제가 기뻐했다고 한다.

후일 위징이 죽자 당태종이 몹시 애통해하며 말했다고 한다. “사람은 구리로 거울삼아 의관을 바로잡고, 옛날을 거울삼아 흥망을 보며, 사람을 거울삼아 득실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위징이 죽었으니 짐이 거울 세 개중 하나를 잃었도다” 라며 한탄을 했다는 일화다.

모두의 지적과 반대개념으로, 충신의 직언은 임금의 목숨을 수하게 하고, 간신배의 달콤한 아부는 그 목숨을 단축하게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요즘 목민관들에게 진실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문득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는 뜻으로. 한 나라에 간신배(奸臣輩)가 있으면 어진 신하(臣下)가 모이지 않음을 비유(比喩ㆍ譬喩)한 고사성어 구맹주산(狗猛酒酸)이 떠오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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