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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지방 4대 전수자 _ 장성우장지방, 이탈리아 전통한지 전시 통해 ‘가능성’ 부각
가평저널  |  gpjn20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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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3  14: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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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전통 한지를 만드는 가평의 장지방이 최근 여러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 시 통일기념관에서 2달간 열린 전시에서부터 조선시대 교지(敎旨)에 근접한 표창장용 전통 한지 재현사업인 행정자치부 ‘훈·포장 용지 개선사업’까지 품질 좋은 닥나무가 생산되는 가평에서 전통한지 생산을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장지방 장성우 선생은 연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전통 한지는 미생물이 잘 번식하지 않고 단열효과와 통풍성이 좋으며 습도 조절에도 도움을 줘 부패를 막아준다. 때문에 유물을 보존·보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유물 보존처리뿐 아니라 이탈리아 보존처리 전문가에게까지 한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장성우 선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3.1절 표창장 위한 한지 제작 소감은?
오랜 준비 끝에 이번 3.1절에 수여될 유공자 표창장을 위한 한지를 무사히 납품할 수 있어 우리 역시 기쁘다. 여타 긴 과정이 있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전통 교지를 재현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도 옛 방식 그대로 정성스럽게 한장 한장 만들어낸 전통 한지 표창장이 수여되면 그 품격과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조선 정조시대 교지를 재현했다는 측면에서 역사성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이탈리아에서 2달간 전시도 진행했는데?
전통 한지 전시는 문화재청과 외교부의 공공외교 사업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에 이어 10월에 로마에서 ‘한지와 문화재 복원에 관한 한-이탈리아 심포지엄’도 진행되는 등 한지에 대한 교류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17일부터 1월 16일까지 2개월 간 전시회까지 열려 로마시민뿐 아니라 로마를 찾은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에게 전통 한지를 알릴 수 있었던 것이다. 행정적인 지원을 해준 경기도와 대사관, 전시 기획 및 총괄 담당을 맡은 예원대학교, 국내 한지 공방 등 다방면으로 도와주신 분들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전시회장에서 직접 시현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한지제작 과정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일본인도 그 과정을 매우 유심히 지켜보더라. 우리 전통한지는 한 번에 뜨는 것이 아니라 물질을 앞뒤, 좌우로 해 뼈대에 살을 올려 얽히어 만든다.

찢거나 잡아당기는 데 견디는 힘이 강한 이유다. 또한 ‘도침’이라는 방망이질을 통해 내구성이 강하고 질감이 부드러운 한지로 만들어 내게 된다.
국립아카데미의 한 교수님의 제한으로 전시 기간에 학생들과 세미나도 진행했는데, ‘매우 질기고 강하다’며 놀라워했다.
   
 
■ 교황청 지구본을 한지로 복원 중이던데?
종이로 제작된 교황청 지구본을 복원하기 위해 한지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전통 한지에 대한 질문이 처음 오고갔던 것도 이탈리아 교황청 유물복원 관련 연구 때문이었다.
그곳 연구기관에서 이미 우리 장지방에서 생산된 전통한지를 실험하고 있었고 전통한지가 보존처리 부분에서 우수했다고 전해 들었다. 앞으로 이를 계기로 한지가 해외로 널리 이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

■ 일본 화지와 한국 전통한지 차이는 뭔가?
두 나라의 전통지는 비슷한 재료와 원리를 이용하지만 만드는 기법이 다르다. 때문에 둘 다 닥나무로 이용했지만 질감과 종이 자체의 느낌도 많이 다르다.

그동안 해외 유물복원 소재로 주로 일본 화지가 주로 이용되어 왔다. 일본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유물복원을 위한 화지 홍보를 국가차원에서 추진해왔고 인재양성에도 적극적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최근 보존처리 부분에서 전통한지의 강점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자연스럽게 한지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얘기처럼 이제라도 한지를 천천히 알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 유물복원에 있어 한지의 장점은?
그동안 장지방에서 생산된 한지는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문화보존원 등에서 보존처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이용해 왔다. 세계 최초 목판 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아직까지 보존돼 있는 것이 한지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이탈리아에서도 한지를 적용한 보존처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지는 인장력, 내절강도 그리고 습도와 열, 산화 등 노화시켰을 때의 변화에도 강하다.
실제로 이탈리아 소재연구소는 한지가 최대 8,000년까지 지속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보존처리 분야에선 큰 강점을 가진 소재라는 얘기다.
   
 
■ 가평에서 한지공방을 시작한 이유는?
한지 침체기 이후 아버지가 새롭게 자리 잡은 곳이 가평이었다. 당시만 해도 가평에 좋은 닥나무가 곳곳에 많이 있었다. 190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 주변에서 백닥과 피닥을 합해 10만근이 생산될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또 한지 공방도 상천, 청평 인근에 6곳 정도가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전통한지 사용처가 줄어들고 가평은 환경보호법의 제한을 받는 지역임에 따라 그에 맞는 대규모 수질시설을 갖추지 못해 문을 닫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장지방만 남아 있는 것이다. 여러 공방이 이곳 가평에서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다.

■ 인사동에서도 장지방이 있는데?
인사동 장지방은 이곳 가평 공방에서 만든 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장소다. 홍보관이자 직판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리를 옮겨 지금은 인사동의 중심도로는 아니지만 비교적 넓은 곳에 자리를 잡아 전통한지를 지속적으로 알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손 큰 중국 관광객 등 관광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이어갈 인재양성 부분에도 고민이 많다. 다행히 전통 한지를 배우기 위해 1년 반 전 찾아온 용인대 대학생 친구가 열심히 배우고 있다. 한지는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종이인 만큼 마음의 안정도 중요한데 차분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

장지방은 지금까지처럼 물 흐르듯 묵묵히 한지를 만들어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을 들어보니 단기간에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연구과정을 거친다고 들었다. 장지방 역시 상업화 측면은 다소 늦을 수 있으나 여타 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전통 한지를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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